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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공부

나스닥의 하루 폭등: 반등의 신호인가, 하락의 전조인가?

by carlos del tor 202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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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하루 만에 지수가 10% 가까이 폭등한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그런 폭등을 기록할 때는, 대개 시장 전체가 심각한 위기 국면에 있거나, 혹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런 폭등이 꼭 좋은 징조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과거를 살펴보면, 이러한 날들이 대규모 하락 중에 나타난 "데드 캣 바운스", 즉 일시적 반등이었던 경우가 많다.

2001년 1월 3일: 닷컴버블의 진통 속에서

대표적인 예가 2001년 1월 3일이다. 닷컴버블이 서서히 붕괴되던 시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예상보다 빠르고 과감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시장은 이 소식에 즉각 반응했고, 나스닥은 하루 만에 무려 14.17% 급등한다. 많은 투자자들은 이 날을 바닥으로 착각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후 나스닥은 1년 반 이상 추가로 하락하며, 고점 대비 -78%까지 밀리는 대폭락을 겪게 된다.

이후 회복은 더디기만 했다. 기술주에 대한 신뢰는 무너졌고, 투자자들은 ‘꿈의 기술’보다는 ‘현실의 수익’을 찾기 시작했다. 결국 2000년 3월에 찍었던 나스닥 고점(5,048포인트)을 회복한 것은 무려 2015년 4월, 15년이 지나서였다.

 

 

2008년 10월 13일: 리먼 붕괴 이후의 패닉 속에서

두 번째 대형 폭등은 2008년 10월 13일에 있었다.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던 시기, 전 세계는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목격하고 있었다. 이에 대응해 미국과 유럽 각국은 은행에 직접 자본을 투입하고 대출 보증을 서는, 전례 없는 구제금융 조치를 발표한다. 시장은 다시 한 번 ‘희망’에 반응하며 폭등했고, 나스닥은 이날 **+11.81%**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역시 반전의 시작은 아니었다. 실물경제의 충격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고,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했다. 결국 나스닥은 이 폭등 이후 5개월 가까이 추가 하락을 이어갔고, 2009년 3월 9일, 1,268포인트에서 진정한 바닥을 찍는다. 이후 회복세는 다소 빠르게 나타났고, 1년 9개월 만에 2007년의 고점을 회복하게 되지만, 그만큼 폭등 직후에 들어가는 것은 위험한 판단이었음을 역사가 말해준다.

 

폭등은 반가우면서도 위험한 신호

이렇듯, 하루 만의 급등은 종종 공포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신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장 내부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나는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도 높다. 즉, 이런 날들이 진정한 바닥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폭풍 전 고요” 혹은 “폭풍 속 반짝 햇살” 같은 장면이었음을 우리는 과거 사례에서 본 것이다.

이는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만약 나스닥이 다시 한 번 10% 가까이 오르는 날이 찾아온다면, 우리는 단지 그날의 수익률에 기뻐하기보다, 과거의 사례들을 되돌아보며 **“이 반등이 과연 진짜인가?”**를 되물어야 한다.

진짜 반등이 시작되려면, 단순한 뉴스가 아니라 펀더멘털의 회복, 경제 지표의 반전, 그리고 정책의 실질적 효과가 동시에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날의 폭등은 마치 고요한 심연 위로 피어오른 물거품처럼, 곧 다시 가라앉을 것이다.

역사는 2025년 4월9일 12퍼센트의 폭등을 어떻게 기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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