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의 전쟁
우리가 매일 손에 쥐는 스마트폰, 자율주행차가 달리는 도로, 인공지능이 계산을 이어가는 데이터센터.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결국 작은 반도체 칩 하나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지만, 이 부품이 세상의 거의 모든 디지털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지금, 이 작은 칩을 둘러싼 전 세계의 공급망이 거대한 균열을 겪고 있다. 반도체는 더 이상 기술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세계 권력 질서를 가르는 무기가 되었다.공급망의 변화는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에서 시작됐다. 공장은 멈추고, 항구는 닫히고, 노동자는 사라졌다. 대만, 한국, 말레이시아 같은 반도체 제조의 주요 거점들이 동시에 정지하면서 세계 시장은 극심한 수급 불균형에 빠졌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수요를 과소예측해 반..
2025. 4. 13.
퍼거슨의 6대 킬러 앱과 현대 사회: 서구 문명이 만든 ‘문명의 코드’, 지금은 누가 실행하고 있는가?
닐 퍼거슨은 그의 저서 《Civilization(문명)》에서 서구 문명이 지난 500년간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를 단순한 식민지 확장이나 군사력, 혹은 유럽인의 우월함에서 찾지 않는다. 그는 역사를 하나의 시스템처럼 바라보며, 그 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를 ‘킬러 앱(Killer Apps)’라는 개념으로 정리한다. 마치 스마트폰에 설치된 강력한 기능처럼, 어떤 문명이 이 앱들을 먼저 실행하고, 가장 효과적으로 운영했는가에 따라 역사적 성공 여부가 갈린다는 것이다.퍼거슨이 제시한 여섯 가지 킬러 앱은 다음과 같다.① 경쟁 시스템, ② 과학 혁명, ③ 법치주의와 재산권, ④ 현대 의학, ⑤ 소비사회, ⑥ 근면과 절제에 기반한 직업윤리.이 여섯 가지는 16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서구 문명이 ..
2025. 4. 9.